LAB p.AUL's

옛 수도 양곤은 아직 높은 건물이 많지 않다. 불교사원들이 스카이라인의 중심이 될 정도라 할까. 

건축주는 높은 건물을 원했다. 요구되는 높이제한이 명확하지 않아 우리 식으로 하면 15층에서 20층 정도의 건물에서 제안이 왔다갔다 해야 했다. 

30도가 넘는 우기가 연중 8개월 이상인 양곤의 기후를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가 된 것은 건물의 외피시스템이다. 서울 강남에 즐비한 유리건물 같은 것을 요구하였지만, 서울의 여름보다 더 잔인한 환경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 적도의 태양고도가 높아 오히려 장점이 되는 때도 있지만, 냉방부하가 큰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다.  

유리보다는 차양의 역할을 겸할 수 있는 벽의 비중을 조금이나마 늘이고자 했다. 그러면서 상부로 올라 갈 수록 조망에 시야가 열리는 구조가 되도록 하였고, 해는 날마다 서쪽으로 지는 것이니 서향에서 들어오는 거친 햇빛은 막으면서 필요에 따라 양곤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바닥면적이 그리 크지 않은 건물이지만, 외주부 한 쪽으로 서비스 코아를 몰지 않으려 했다. 

강한 여름기후가 에워싸고 있지만, 동시에 여전히 도시와 자연환경으로 어우러진 양곤을 하시라도 조망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written by K. Sohn]